카프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는 왜 아직도 카프카를 인정하고, 궁금해하고, 읽고, 배우고, 연구하고, 이해하려하는가. 우리에게 카프카는 무엇인가. 그의 문학읜 왜 위대하며, 지금까지도 세계의 문학담론에서 논의가 끊이지 않는가. 그는 우리에게 대답인가 새로운 의문인가. 그는 완료형인가 아니면 현재 진행형인가. 그의 태도를 통해서 우리가 이성에 대한 교훈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옳은 일인가.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것은 과연 21세기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그에 대한 해석 하나하나가 다양한 오류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견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과 이 세계의 진정한 의미를 음미하기 위해 카프카의 미로를 탐험하는 것이 과연 보람 있는 일인가.
카프카에스크(kafkaesk)라는 말이 있다. 전율, 불안, 소외, 좌절 등의 표현에 표어로 쓰이는 이말은 불투명하고 무의미한 운명이나 테러, 죄, 절망 또는 관료기구나 익명의 권력조직의 위협에 직면하는 인간의 무력함을 상기시켜준다. '카프카적'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말은 미국 9.11테러 당시 미국언론이 사용한 표현이기도 하다. C.D.루이스가 카프카의 문학세계에 착안해 처음 사용한 이 말은 정작 카프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적인 인상일 뿐 카프카의 문학을 어떤 고정된 개념이나 틀에 짜맞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방향에서 모든 방법으로 접근이 가능한 동시에 어떤 독점적 해석도 거부하는 구조적 무장(武裝)이 그의 문학에는 갖추어져 있다.
카프카의 서술공간은 환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독자적 리얼리즘이 갖는 형상화의 힘에서 정당성을 획득한다. 이런 의미에서 '같이 생각하고, 같이 작업하며, 같이 창조하는 독자를 요구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카프카의 소설과 그의 소설에 대한 책을 읽으며 21세기의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 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이다.
저자 박병화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 대에서 <카프카>, <알프레드 되블린>등의 세미나에 참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고려대학교 독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고려대와 건국대에서 소설론, 희곡론, 문예사 등을 강의했다. 현재 자유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적인 논문과 지은 책으로는 <<카프카의 서술 공간>>,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서술 기법 분석>>, <<카프카.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미로>>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수레바퀴 아래서>>, <<소설의 이론>>(공역), <<현대소설의 이론>>(공역), <<단 한 줄의 역사>>, <<에바 브라운>>, <<석기시대 인간처럼 건강하게>>, <<마야 달력>>, <<두려움 없는 미래>>(공역), <<하버드의 글쓰기v>, <<유럽의 명문서점>> 등이 있다.
현재는 새로운 시각으로 본 <<헤르만 헤세 평전>>을 준비 중이며, 이후 ‘진보의 가치’와 ‘공정한 사회’, ‘세계 혁명사’ 등, 미래사회와 자본주의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
차례
* 머리말 - 카프카와 21세기
Part1 성장환경
1.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
2. 학교와 직장, 동료
3. 카프카의 연인 밀레나
4. 카프카의 여인들과 에로티시즘
5. 영원한 고향 프라하
Part2 카프카의 서술공간
1.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공간
2. 에로스와 타나토스
3. 장자와 카프카
4. 구스타프 야누흐와 <카프카와의 대화>
5. 무소속성과 소통부재
6. 4차원의 리얼리즘
7. 언어특성과 서술기법
8. 희비극성
9. 죄의 문제
Part3 작품분석
1. 예술가의 소외 <선고>
2. 아웃사이더의 방랑 <실종자>
3. 껍데기에 불과한 존재 <변신>
4. 종속적 삶에 대한 거부 <소송>
5. 정의의 극단적 왜곡 <유형지에서>
6. 자기 동일성의 상실 <시골의사>
7. 빨간 피터의 고백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8. 예술과 사회의 소통부재 <단식 예술가>
9. 도달할 수 없는 세계 <성>
Part4 진리추구와 인식불가능의 세계
1. 현실을 앞서가는 예술
2. 카프카의 리얼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