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대철학의 최고 거장 가운데 하나인 찰스 테일러의 저작으로 그의 대표적 저작인 『헤겔』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저자에 따르면 책을 쓴 목적이 단지 방대한 분량의 책을 축소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사회와 정치철학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새로운 목적을 갖는다. 그리고 그 대상은 특별히 현대의 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을 향해 있다. 전 작품이 헤겔의 다양한 텍스트들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읽는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 책은 헤겔 자신의 현대적 시의성을 드러냄으로써 왜 우리가 오늘날 다시 헤겔의 철학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밝힌다.
일각에서는 헤겔을 파시스트의 원조라고 평각하기도 한다.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찰스 테일러는 이 책을 통하여 공동체주의 안에서 헤겔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회의들을 하나씩 벗겨 나간다. 창조적인 비판을 통해 헤겔에 대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가져다주는 데 가장 독보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이를 넘어 헤겔의 철학이 어떻게 근대 이후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현대의 위기들을 극복할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부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