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선형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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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세창미디어 |
발행일 | 2022-11-18 |
판형 | 변신A5판 |
ISBN | 9788955867466 |
페이지수 | 248P |
정가 | 9,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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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감정의 혼란』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소설 중 하나다. 소설은 환갑 기념 논문집을 받은 주인공 ‘롤란트’가 자신이 대학 시절에 겪은 사건을 회상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혈기왕성했지만 어리숙했던 모두의 청춘을 떠올리게 한다. ‘추밀고문관 R. v. D.의 개인적 수기’라는 부제는 이것이 공적으로 남기는 글이 아니라,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느낌을 주어 주인공의 심리뿐만 아니라, 그의 이야기를 듣는 우리의 심리도 함께 몰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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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추밀고문관 R. v. D.의 개인적 수기
작품 해설 |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받은 전기 작가이자 수필가, 희곡 작가, 시인, 번역가이다. 그는 1881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부유한 유대인 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풍부한 문학적 소양을 갖춘 그는 빈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며 『은빛현』(1902)을 출판했고, 「이폴리트 텐의 철학」(1904)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폴 베를렌과 보들레르, 에밀 베르하렌 등의 작품을 번역했으며 그가 쓴 오페라 대본 「말 없는 여인」(1939)은 슈트라우스에 의해 오페라로 작곡되기도 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나치의 영향력이 강화되자 유대인 박해를 피해 1934년 런던과 미국을 거쳐 브라질로 망명한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1942년 2월 브라질의 페트로폴리스에서 부인과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토마스 만은 그의 서거 1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적인 명성이 지구 구석구석까지 이르고 있다. … 아마도 에라스무스 이래 슈테판 츠바이크만큼 이름을 떨친 작가는 없을 것이다”라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 역 자 김선형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에서 수학하고, 독일 뉘른베르크-에를랑겐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경남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현재 동 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그리스 신화, 예술로 읽다》, 《독일문화산책》, 《나 역시 아르카디아에 있었노라!》, 《르네상스 예술에서 괴테를 읽다》,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읽기》, 《헤르만 헤세, 이탈리아 여행, 그리고 르네상스 예술》, 역서로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옥중서신》, E.T.A. 호프만의 《수고양이 무르의 인생관》과 《세라피온의 형제들》, 한넬로레 슐라퍼의 《패션, 여성들의 학교》와 《지성인의 결혼》, 슈테판 츠바이크의 《타 버린 비밀》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내면의 감정의 혼란에 대해 스스로를 진정시키려는 모든 노력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났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심층 인터뷰집을 읽는 듯이 생동감 넘치는 심리 묘사 롤란트와 교수, 교수의 아내 세 사람의 감정이 격정적이고 혼란스럽게 뒤얽힌다 작품 속 주인공 ‘롤란트’는 은퇴를 앞둔 노년의 교수다. 그는 문득 자신의 대학 시절을 회상하며,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했지만, 그간 숨겨 온 이야기를 떠올린다. 작품은 ‘추밀고문관 R. v. D.의 개인적 수기’라는 부제를 달아, 추밀고문관(정치자문관)인 노년의 주인공이 지금껏 아무도 몰랐던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낼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주인공 ‘롤란트’는 스무 살에 지루한 학교생활을 이어 가다가, 엄격한 아버지의 깜짝 방문 이후 정신을 차리고 학업에 열중한다. 그는 지도교수를 구하기 위해 영문학 수업을 참관했다가 그 교수의 열정적인 강의에 매료된다. 학문적인 열정에 도취된 롤란트와 그의 열정에 감화된 교수는 열성적인 사제관계를 이루게 되고, 롤란트는 교수가 사는 집 바로 아래 하숙방까지 얻어 그와 함께 공동 저작을 출간하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롤란트가 느끼는 지성을 향한 열망은 순식간에 번지는 산불처럼 거세지고, 서로를 향한 사랑은 통제력을 잃고 폭주한다. 한번 책장을 펼치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롤란트와 교수, 교수의 아내 이 3명이 주고받는 감정은 격렬하게 타올랐다가, 영문도 모르게 식어 답답함과 불안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감정의 낙차는 그야말로 ‘감정의 혼란’을 보여 준다. “그는 나의 손을 잡았다. 어떤 알 수 없는 상황이 그 손을 불편하게 했다. 그러다 갑자기 돌을 떨구는 것처럼 손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격정적인 감정의 혼란 속에서 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 롤란트는 교수를 향한 존경심과 열정을 가지고 그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교수와 가까워질수록 교수의 아내는 롤란트를 경계하는 듯하고, 어딘가 불편한 시선을 느낀 롤란트는 함께 열성으로 호응하던 교수와 거리를 두려 한다. 그러자 그때부터 교수의 반응도 전과 달리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 버린다. 교수의 아내는 과연 무엇을 숨기고 있고, 교수는 왜 말도 없이 떠난 걸까? 세 사람의 관계는 츠바이크가 묘사하는 외형에서부터 색다르게 암시된다. 롤란트는 미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교수의 아내는 건강하고 장난스러운 소년처럼 묘사된다. 교수는 롤란트가 그로부터 느끼는 감정에 따라 다르게 묘사되지만, 처음 교수의 열정적인 강의에 매료된 롤란트가 그를 묘사할 때 츠바이크는 대단히 감각적인 표현을 동원해 관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성적 고정관념을 벗어난 인물 묘사는 그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기류를 효과적으로 보여 주는 장치가 된다. 과연 롤란트가 교수에게 느끼는 감정은 존경심이 전부였을까? 교수의 아내는 롤란트를 향한 질투심에 그를 경계하고 있는 걸까? 교수는 왜 가장 격정적인 순간에 가장 냉담해졌을까? 이미 마음속 도화선에 불이 붙어 버린 롤란트는 혼란한 틈으로 흐르는 감정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풍부하고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대문호 슈테판 츠바이크, 그의 또 다른 인기작이자 문제작이 된 『감정의 혼란』 『감정의 혼란』은 『체스 이야기』에 이은 츠바이크의 또 다른 인기작이다. 원래도 풍부한 표현력으로 명성이 자자한 츠바이크였지만, 그의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이 격정적인 감정을 묘사해야 하는 이 작품에서 크게 빛을 발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베를린대학에 잠시 공부를 하러 떠났을 때, 베를린 시내에서 보고 느낀 경험을 그대로 녹여 내 전기작가로서의 강점인 생생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감정의 혼란』은 대단한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츠바이크의 최고 문제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과연 전 세계 독자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끌어들인 이 작품이 문제작으로 꼽힌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책 속으로 |
pp.29-30
“이제, 이 모든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떻게 해야 하겠니?” 조용히 내뱉은 아버지의 이러한 질문은 나를 땅속으로 박아 버렸고, 내 마음을 이미 쪼그라들게 했다. 그가 나를 질책했다면, 나도 버릇없이 그를 공격했을 것이다. 그가 감동적으로 나를 훈계했다면, 나는 그를 조롱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객관적인 질문은 내 반항의 마디를 끊어 버렸다. 진정성 있는 질문은 진정성을, 강요된 침착함은 존경과 마음의 준비를 요구했다. p.44 “자, 이제 오늘은 이만합시다. ― 안녕!” 그는 성급하게 종료의 제스처를 취하고는 주먹을 쥐고 불쑥 당당하게 박자를 맞추면서, 동시에 책상에서 뛰어 내려왔다. 그러자 몰려 앉았던 학생들이 일시에 흩어지면서 의자가 부딪쳐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책상들은 밀쳐졌으며 말이 없던 20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말하기 시작하고 기침하고 크게 숨쉬기 시작하였다. p.64 7시 정각에 나는 그의 집을 방문하였다. 어린 나는 약간 떨면서 이 문턱을 넘어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 한 젊은이의 존경심보다 더 열정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불안함과 부끄러움보다 더 소심하고, 더 여성스러운 것은 없을 것이다. p.90 이곳에 그림자가, 베일이 드리워져 있었다.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이야기에서 나는 그가 흔들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번 그 흔적을 잡았다고 생각할 때, 그것은 미끄러지듯 사라져 버렸다. p.121 내면의 감정의 혼란에 대해 스스로를 진정시키려는 모든 노력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났다. 나는 그의 가까이에서 타올랐다가 그가 멀어지면 얼어붙었다. 항상 그의 행동 때문에 실망했고, 안심시켜 주는 어떤 징표도 없었기에, 모든 우연한 일로도 혼란스러웠다. p.150 갑자기 그 허약한 형상이 움직였다. 그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사악하고 음탕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은 눈에서 위험하게 번뜩거리고 있었다. p.198 사랑. 나는 그에게서 사랑을 항상 느껴 왔었다. 부드럽고 소심하게, 때로는 다가섰다가 때로는 강력하게 억제하는 것을. 나는 잠시 나에게 주어진 모든 빛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랑했고 즐겼었다. p.220 나는 격하게 거부하면서도, 타오르듯 파고드는 그 목소리를 나의 마음속으로 받아들였다. 마치 한 여성이 남성을 맞이하는 것처럼 전율하며,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