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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송과의 1시간
저자 이명곤
출판사 세창출판사
발행일 2020-07-03
판형 변46
ISBN 9788984119505
페이지수 176P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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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철학은 어렵고 딱딱하다?’ 〈편하게 만나는 철학〉 시리즈는 이러한 편견을 깨고, 동서양 철학자의 핵심이 되는 사상을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소개합니다. 친근한 예시와 설명을 통해 철학자가 자신의 사상을 어떻게 형성하고 또 키워 나갔는지를 살펴본다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철학에 한층 편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앎과 삶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지속으로 탐구한 행동파 철학자, 베르그송!

베르그송은 사물을 하나하나 분리하여 연구하는 과학의 탐구 방법을 거부하고, 모든 현상을 하나로 연결된 ‘지속’, 하나로 ‘통일’된 현상으로 보는 새로운 탐구 방법을 주장한 철학자였습니다.

지속과 통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시간 역시 시, 분, 초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지속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인간의 진화 과정 역시 우리 안에 멈추지 않는 생명력이 만들어 낸 하나의 지속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사회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고력이 절실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자연과학과 인문학, 개인과 사회, 앎과 삶의 통일을 주장한 과학시대의 철학자 베르그송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봅시다.
차례
1장 인류의 미래를 고뇌한 웅대한 영혼의 소유자
행동하며 사색하고, 사색하며 행동하라
‘과학과 철학’, 무엇이 문제인가
사상과 삶의 일치, 행동하는 지성인
유대 민족을 사랑한 가톨릭 정신

2장 과학의 확신에 대한 우려와 인간의 자유
왜, 자유인가?
자유는 인격의 표현이다
내가 나를 알 수 있을까?
동기라는 선입견과 동기로서의 자아
인간은 미래를 예언할 수 있을까?
자유는 창조다

3장 진화론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모든 것의 시작, 엘랑비탈
진화는 지속이다
진화는 창조다
영혼 없는 기계, 뇌과학의 허와 실

4장 두 사회와 인류의 미래
미국사회와 유럽사회, 어느 쪽이 좋을까?
‘열린사회’와 ‘닫힌사회’
왜 민주사회가 타락하게 되는가?
종교의 역할과 신비주의의 요청

저자 후기
베르그송 연보
저자
이 명 곤

경북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의 리옹가톨릭대학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를 전공, DEA학위를 취득하였다. 파리1대학(판테온 소르본)에서 ‘프랑스 철학사’ 관련 DEA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토마스 아퀴나스의 ‘인간학과 영성’에 관한 주제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 파리1대학 예술대학에서 조형미술학사 및 석사학위(한국화) 그리고 미학 DEA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14년에 영남미술대전의 초대작가(한국화)로 등단하였다. 대구가톨릭대학에서 연구교수 그리고 경북대학교에서 전임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제주대학교 철학과에 재직하며 서양고중세철학, 예술철학, 종교철학, 비교철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간학의 지혜』, 『토마스 아퀴나스 읽기』, 『키르케고르 읽기』, 『철학, 인간을 사유하다』, 『토미즘의 생명사상과 영성이론』, 『역사 속의 여성 신비가와 존재의 신비』, 『키르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 읽기』, 『종교철학 명상록: 성인들의 눈물』 등이 있으며, 〈편하게 만나는 프랑스 철학〉 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다. 역서로는 『토마스 아퀴나스: 존재의 형이상학』, 『영성의 파노라마』, 『자아와 그 운명』, 『진리론』, 『키르케고르: 신앙의 개념』이 있다.
출판사 서평
1분이 60초? 시간은 그냥 느끼는 것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철학자 제논(Zenon)은 날아가는 화살이 영원히 과녁에 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물체가 이동을 하려면 한 지점에서 중간 지점을 거쳐 다음 지점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만약 중간 지점을 무한히 쪼개서 늘리면 날아가는 화살은 영원히 다음 지점에 닿을 수 없다. 이것이 유명한 ‘제논의 역설’ 중 ‘화살의 역설’이다.

물론, 화살이 날아가는 속력과 거리, 과녁에 적중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계산하면 제논의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을 간단히 알 수 있으나, 기원후 20세기의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제논의 주장을 반박했다. 바로 시간의 ‘지속성’을 근거로 말이다.
베르그송은 1분을 60초, 1시간을 60분으로 나누는 것이 오로지 인간의 편의를 위한 계산일 뿐, 실제로 시간이 나누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에게 시간은 하나의 ‘지속’이고,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하는 현상이었다. 따라서 베르그송이 봤을 때 제논의 역설이 잘못된 이유는, 화살이 날아가는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눌 수 있다는 제논의 생각 자체에 있었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진화가 아니야

최근 들어 AI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렘브란트의 그림을 인공지능이 붓 터치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재현하여 똑같은 복제품을 그려 낸 일이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인공지능이 집필한 소설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둑은 기계가 계산할 수 없는 스포츠라고 생각했지만 알파고가 등장했고, 최후의 보루인 예술의 영역마저 인공지능에게 침식당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고 마는 걸까?

베르그송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예부터 한 종의 멸종은 진화한 다음 세대의 등장으로 이루어졌다. 만약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를 당하게 된다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진화한 존재라는 말이 되는데,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을 거듭한다고 한들, 베르그송은 그것을 진화라고 보지 않는다. 그에게 ‘진화’는 생명체가 가진 ‘약동(élan vital)’을 통해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생명체는 그 안에 넘치는 무한한 생명력을 토대로,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다채로운 진화를 이루어 나간다. 다른 사람이 볼 때, 어떤 사람이 ‘잘못된 성장’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그 사람이 가진 생명력의 발현이지, ‘잘못된 진화’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에, 인공지능은 자기 안에 설계된 알고리즘을 따라 결과물을 내놓는다. 만약 알고리즘 설계자가 볼 때, ‘잘못된 결괏값’이 도출된다면, 그것은 그냥 오류일 뿐이다. 주어진 알고리즘을 따라 결과물을 산출하는 인공지능은 절대로 진화할 수 없으며, 끝없이 진화하는 인간에게 하나의 도구로 쓰일 수밖에 없다.

베르그송은 생명이 가진 무한한 생명력이 창조적인 진화를 보여 준다고 주장하며, 과학의 기계적인 이론으로는 생명의 진화를 설명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같은 베르그송의 통찰은 유명한 저작 『창조적 진화』로 이어져 노벨문학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지속’과 ‘통일’, 우리는 나눌 수 없는 하나다

베르그송의 논의에 과학적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여 마치 그가 과학철학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베르그송은 과학이 세상을 연구하는 방법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과학과 베르그송의 차이는 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양의학이 인체를 체계적으로 나누어 병이 생긴 부위만 치료를 시도한다면, 한의학은 인체를 하나의 기(氣)로 보고 병이 생긴 부위뿐만 아니라 몸 전체적인 혈맥의 흐름을 바로잡아 치료를 시도한다. 이처럼 과학은 사물을 하나하나 쪼개서 분석하는 반면, 베르그송은 사물을 하나로 통일된 ‘지속’으로 보고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최첨단 과학 기술과 과학적인 사고에 익숙해져 있다. 현상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할 줄 알아야 사회에서도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다. 하지만 세상도, 우리의 삶도 정답이 있는 것처럼 명료하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회사, 학교에서의 내 모습도, 친구들과 있을 때 내 모습도, 혼자 있을 때 내 모습도 모두 한 명의 ‘나’다. 이것을 하나하나 나누어서 ‘내 모습이 왜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혹은 ‘저 사람은 왜 나랑 있을 때 분위기가 다르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생명력을 잃고 설명할 수 없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학자들은 3차원을 너머의 공간에서는 시간이 하나의 사물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한다. 만약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의 원통으로 보인다면 어떨까. 베르그송의 주장처럼, 시간과 공간, 우리의 삶은 하나의 ‘지속’이자 ‘통일’이다.


첨단 과학의 시대에 베르그송을 다시 꺼내다

서구를 발전시킨 ‘과학’의 방법을 한사코 거부한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 자연과학과 인문학, 개인과 사회의 통일을 끊임없이 시도했던 그는, 자신의 철학을 생활에 직접 적용하여 앎과 삶의 통일마저 이루어 내는, 프랑스 철학의 정점을 보여 주기까지 한다.

우리에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베르그송’의 삶과 철학을 엿보는 시간은, 첨단 과학의 시대에도 여전히 강조되는 철학의 쓸모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책 속으로
p.14 그는 사유와 행동, 혹은 정신과 육체, 나아가 본능과 정신의 관계를 분리되거나 단절된 것이 아닌 지속으로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 대해 그가 가장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의식(정신)은 본질적으로 통일체를 형성한다는 사실이며, 삶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자아로 형성해 낸다는 것이다.

p.17 그의 『창조적 진화』가 전 세계 지성인들의 주목을 끌고 또한 수많은 외국어로 번역된 이유는 바로 ‘과학적 사유와 철학적 사유의 통일성’에 있었다.

p.47 한 성악가의 목소리는 다만 물리적인 그의 성대에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그의 감정, 그의 생각, 노래하는 순간의 그의 심리적인 상태, 그날의 그의 육체적인 컨디션, 관객들의 호응이나 무관심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유일한 하나의 ‘목소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p.91 베르그송에게 인간이란 의식을 가진 존재이며, 의식을 가진 인간은 결코 머물러 있거나 정체되어 있지 않고 변화를 꾀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변화란 성숙한다는 것, 성숙이란 자기 자신을 한없이 창조하는 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118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매우 초조하게 시간을 들여다본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는 느낌은 시험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막상 시험이 시작되고 몰두하게 되면, 전혀 시간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무엇에 몰두하고 집중한다는 것은 의식이 ‘대상’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렸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시간이란 곧 ‘지연’인 것이다.

p.133-134 과연 인공지능이 그림을 분석할 때 그릴 당시 고흐의 심리상태나 실존적인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고 따라 그릴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이다. 이는 마치 꿈꾸는 사람의 뇌파를 검사하여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그 내용을 분석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p.158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처럼 개인도, 사회도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창조적 행위를 지속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 모든 사회는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그 이상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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